<사진출처:뉴스1>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간호관리료 차등제 기준 변경으로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지역 의료기관의 간호 등급은 전반적으로 상향됐지만, 실제 간호사 확보 수준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 강화라는 제도의 취지와 달리 인력 충원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장기적 정책 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의료기관이 확보한 간호사 수에 따라 입원료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로, 간호 서비스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2024년 1월부터는 기존의 ‘병상 수 대비 간호사 수’ 산정 방식이 ‘환자 수 대비 간호사 수’로 변경되며, 간호사의 실제 업무량을 반영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강릉원주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해 학술지 HIRA Research(2025년 1호)에 게재한 ‘2024년 간호관리료 차등제 기준 변경에 따른 간호등급 및 간호사 확보 수준의 변화:상급종합병원, 서울 지역 의료기관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정책 개편 이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급 의료기관 모두 간호 등급이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개편 전 2등급에 머물던 병원들이 신설된 S등급 또는 1등급으로 상향됐고,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1.5명 미만인 S등급 기관이 전체의 72.3%에 달했다.
그러나 등급 상승이 간호사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상급종합병원과 서울 지역 의료기관의 평균 간호사 수는 2024년 오히려 줄어들었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등급 개선이 실제 인력 확충보다 기준 변경의 효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간호사 고용 증가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으로 △제도 개편만으로도 의료기관의 수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났다는 점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발생하면서 의료기관의 경영 환경이 위축된 것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024년 2분기 환자 수와 간호관리료 청구액이 크게 감소해 신규 인력 고용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결론적으로 간호등급제 개편은 간호사의 업무량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지만, 단기적으로는 간호사 확보 수준을 높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의정 갈등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만으로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력 확충과 서비스 질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news@koreanursi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