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
많은 사람이 관절이 아프거나 뻣뻣해지면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는 초기 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관절에 이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관절 변형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절염, 두 가지 유형을 아시나요?
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 뻣뻣함,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입니다.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과 염증성 관절염으로 나뉜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나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연골이 닳아 발생한다. 무릎, 고관절, 손가락 등 자주 쓰는 부위에 흔하며,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60% 이상이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관절염은 면역체계 이상이나 대사 문제로 생기는 질환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통풍이 대표적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작은 관절에 대칭적인 통증이 생기며 아침에 관절이 한 시간 이상 뻣뻣한 특징이 있다.
이 교수는 비만, 쪼그려 앉기, 가족력 등이 관절염의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만은 체중 부담뿐 아니라 염증 유발 호르몬의 영향으로 관절염을 빠르게 진행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절염 증상
관절염은 초기에는 단순한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관절 변형까지 올 수 있다.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 △관절의 열감과 붓기 △아침에 손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 △관절에서 ‘뚝뚝’ 소리 발생 △관절 변형 또는 움직임 제한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 치료와 예방, 완치보다 중요
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수술 없이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진통소염제, 주사 요법,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체중 1kg 증가 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약 4kg 증가하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관절의 안정성을 높여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쪼그려 앉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동은 피하고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관절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 일상에서 관절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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