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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국립대병원에서 퇴직한 간호사 10명 중 8명 이상이 근무 5년을 채우지 못한 저연차 간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중한 업무가 원인으로, 젊은 간호사들이 ‘번아웃’ 속에 병원을 떠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에서 퇴직한 간호사는 총 6833명이다. 이 가운데 83.6%인 5718명이 근무 5년 미만이었으며, 특히 1년도 채우지 못한 비율이 35.3%에 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병원 간호사는 “밤샘 근무와 잦은 근무표 변동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며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교대 근무로 불규칙한 생활이 반복되면서 인간관계도 단절되고 삶의 만족도도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호사 퇴직 사유로는 △교대 근무로 인한 불규칙한 생활 △잦은 근무 시간표 변동 △업무 부적응 △많은 담당 환자 수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대형 국립대병원에서 퇴직자가 집중됐는데 이는 중증 환자가 많아 업무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 병원 관계자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신규 간호사들이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현장에 투입된다”며 “선배들도 가르칠 여유가 없어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간호사의 잦은 이직이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면 응급 상황이나 전문 처치에서 신속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이 같은 간호사들의 ‘탈출 러시’를 막기 위해서는 병원들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의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인력을 충원하는 수준을 넘어 교대 근무 환경 개선, 업무량 조정, 심리적 지원 프로그램 도입 등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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