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둘레길을 잇는 국내 최장거리 도보여행길인 서해랑길 중 전라남도 구간을 깊이 있게 다룬 워킹 투어북이 출간되어 걷기 여행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간호사이자 여행 크리에이터인 조유향 작가는 해남 땅끝탑에서 영광까지 이르는 서해랑길 전남 구간 40개 코스(총 643.5km)의 이야기를 <서해랑길 워킹투어; 해남 땅끝탑에서 영광으로 전라남도를 걷다>에 상세히 담아냈다.
서해랑길은 2022년 6월 22일에 정식 개통된 총 109개 코스, 1800㎞에 달하는 서해 둘레길이다. 조유향 작가는 이 길 위에서 해남군, 진도군, 영암군, 목포시, 무안군, 신안군, 함평군, 영광군 등 전남 8개 지자체를 걸으며 단순히 풍경만을 담는 것을 넘어선 ‘보물찾기 여정’을 제안한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관심 없이 무작정 그냥 걷기만 하면 보통의 길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다소 무미건조한 길”이 될 수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주변을 살피면 “자연과 삶이 어우러진 예술 작품의 일부가 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이 길 곳곳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갯벌, 구릉 따라 붉게 드러난 황톳길, 황홀한 일몰 등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뿐만 아니라 전남의 농업문화, 종교 유적, 목포 근대문화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적 흔적(생물학적, 정신적, 문화적 흔적)이 숨겨져 있다.
특히, 서해랑길 전남 구간은 명량대첩의 울돌목, 삼별초의 넋이 서린 진도 용장성,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인 영광 법성포 등 진한 민족의 넋과 얼이 서린 장소들을 다리처럼 연결하며 ‘삶이 생생하게 이어지는 공간’임을 느끼게 한다.
<서해랑길 워킹투어>는 각 코스별로 단순히 걷는 길을 안내하는 것을 넘어 지역 특산품의 유래(해남 배추, 진도 홍주, 무안 단감 및 낙지, 영광 모싯잎 송편 및 굴비), 역사적 사건(옥매산 광산의 슬픈 역사), 지역 인물 및 문화 정보(소치 허련 선생의 운림산방,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목포 문학 4인)를 깊이 있게 풀어낸다.
총 40개 코스로 구성된 책의 목차는 해남의 땅끝탑(1코스)을 시작으로 진도, 영암, 목포, 무안, 신안, 함평을 거쳐 영광 법성포 및 구시포해변(40코스)에 이르기까지 전남 서남해안의 매력을 상세한 사진과 함께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출판사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길 위에서 “바다 사연, 마을 역사, 사람 이야기를 담아 낸” 작가의 사유를 함께하며 의미 있는 나들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걷는 여정 속에서 바다의 소금기 밴 바람과 모래의 한적함이 주는 힐링을 강조하는 저자의 시선은 온갖 오염으로 병들어가는 바다의 현실 속에서 독자들에게 바다의 소중함과 서해랑길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고려대 간호학과 졸업한 조유향 작가는 <삼남길 이야기>, <남파랑길 워킹투어> 등을 출간했으며, 제주 올레를 비롯해 지리산 둘레길, 무등산 둘레길 등을 걷고 세계의 트레킹(돌로미티, 천산대협곡 등)을 즐기는 이제는 간호사에서 워킹 투어리트가 됐다. 현재 한국농촌의학지역보건학회 고문, 한국도서(섬)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길 위에서 이야기를 채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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