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감염 및 염증을 단 10분 이내에 초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초고감도·초고속 항원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 박준혁 교수 (공동 교신저자, 가톨릭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와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김성지 교수 (공동 교신저자) 연구팀의 성과다.
이번 연구는 나노소재 분야 권위지인 9월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림 설명 : 안정한 양자점 나노복합체 합성법을 통한 초고속 초정밀 타겟 항원 검출 확인 모식도>
연구의 핵심은 ‘양자점 복합체(Quantum Dot Composite Complex, QDCC)’라는 새로운 형태의 나노소재 개발이다. 연구팀은 빛을 받으면 특정 색의 빛을 내는 양자점(Quantum Dot) 수십 개를 하나의 견고한 나노복합체 안에 안정적으로 집어넣어, 기존보다 훨씬 강하고 오래 빛나는 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층상 자기 조립(Layer-by-layer self-assembly)’이라는 독창적인 방식을 적용하여 나노복합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외부 물질로 인해 신호가 약해지는 현상(형광 소광)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을 통해 생체분자와의 상호 결합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나노입자 표면 화학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양자점 나노복합체를 염증 지표 단백질인 ‘C-반응 단백질(CRP)’ 검출에 적용했다. CRP는 감염이나 염증 반응 시 급증하여 질병의 중증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기존의 대표적인 진단법인 ELISA(효소결합면역검출법)는 정확하지만 시료 준비와 반응에 4~24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10분 이내에 결과 확인이 가능하며 기존 대비 50만 배 이상 민감하게 미량의 항원까지도 탐지할 수 있다. 이는 소량의 바이러스나 염증 단백질만으로도 조기 진단이 가능함을 의미하며, 감염병 조기진단, 응급의료, 현장진단(Point-of-Care Testing)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은 혈액 검사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조직이나 세포에서 특정 단백질을 관찰하는 면역염색화학법과 같은 영상의학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기존 현미경 진단보다 훨씬 적은 양의 표적 생분자를 빠르고 또렷하게 정밀 표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정적인 나노복합체 합성법과 초고속·초고감도 진단 기법을 결합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검출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의과학과 나노소재 기술이 융합해 ‘진단의 속도와 민감도’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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