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어두웠던 투병의 터널을 지나 건강한 미소를 되찾은 아이들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지난 16일 병원 여미홀에서 치료 과정을 극복한 환아들의 용기와 가족들의 헌신을 기념하는 ‘제25회 소아암·백혈병 희귀질환 완치잔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2025년 치료를 공식 종료한 환아들과 2024년 조혈모세포이식 후 1년 이상 안정적인 회복기에 접어든 28명의 아이들이다. 의료진과 가족, 화순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잔치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 삶의 의지를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민정준 병원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이 행사는 병원에서 가장 기쁘고 뜻깊은 순간”이라며 “질병과 싸워온 여러분의 용기는 그 자체로 큰 감동이며, 이 시간을 스스로 이겨냈다는 기억이 앞으로의 삶에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이 병원 완치자 출신인 국무승 소방관의 사례담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악성림프종을 앓았던 국 소방관은 “당시의 고통을 이겨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여러분은 이미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을 가졌으니 오늘의 용기를 잊지 말라”고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이어 진행된 ‘제16회 꿈으로 만드는 희망 백일장’ 시상식과 장학금 전달식은 아이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사)기부천사와 병원 교회가 마련한 장학금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2부 행사에서는 서진여자고등학교 밴드 공연과 환아들의 장기자랑이 이어져 대강당을 웃음과 박수로 가득 채웠다. 아이들은 직접 촛불을 끄고 완치 기념 메달을 목에 걸며 승리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화순전남대병원은 치료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2006년부터 ‘여미사랑 병원학교’를 운영 중이다. 전라남도교육청과 협력해 운영되는 이 학교는 장기 입원 중에도 교육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과 교과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 훈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진단 당시의 두려움을 서로에 대한 희망으로 견뎌낸 아이들이 대견하다”며 “아이들의 밝은 웃음이 계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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