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의사와 침구사 제도를 둘러싼 오해와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대한침구의학회가 현행 의료법 체계 내에서의 정확한 법적·제도적 현황을 바로잡기 위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학회는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의 이해를 돕고, 침구치료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침구의학회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상 침구치료의 주체는 국가 면허를 취득한 ‘한의사’가 유일하다. 한의사는 의료법 제2조에 따른 의료인으로서 침, 뜸, 부항뿐만 아니라 약침, 매선, 도침 등 한의학적 진료행위 전반을 수행한다.
반면, 세간에 혼동을 주는 ‘침구사’ 제도는 이미 60여 년 전 사라진 제도다. 1914년 조선총독부령에 의해 도입됐던 이 제도는 1962년 의료법 제정과 함께 공식 폐지됐으며, 침구 행위는 한의사의 고유 영역으로 통합됐다.
학회 측은 “과거 9차례 이상 침구사 제도 부활을 위한 법률안이 제출됐으나 모두 폐기됐다”며 “이는 침구사 제도를 독립된 면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판단이 끝난 사안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한의사가 침구치료를 수행하기 위해 거치는 엄격한 교육 과정도 공개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기준에 따르면 학생들은 6년간 최소 3760시간의 전공 교육을 이수한다. 이 중 침구학 관련 직접 교육은 480시간 이상이며, 안전한 시술을 위한 해부학·생리학 등 기초 의학 교육만 860시간에 달한다.
특히 본과 4학년 과정의 병원 임상 실습 1000시간을 포함하면 한의사가 배출되기까지 총 4700시간 이상의 고강도 훈련이 이뤄진다. 아울러 한의사 면허 취득 후 별도의 수련 과정을 거친 ‘침구의학과 전문의’는 2024년 기준 828명에 달해, 고도의 전문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침구의학은 단순한 경험 방식을 넘어 현대 의과학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받고 있다. 신경생리학 및 영상의학적 연구를 통해 침 자극이 통증 조절 회로와 면역 반응에 미치는 기전이 지속적으로 규명되고 있으며, 이는 <침의 과학적 접근과 임상활용> 등 전문 서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침구 요법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한의 건강보험 치료행위 중 침 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하며, 전침과 뜸을 포함하면 전체의 70%를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침구의학회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침구 의료를 담당하는 주체는 법과 제도, 체계적인 교육과 과학적 근거를 모두 갖춘 한의사”라고 명확히 하며 “앞으로도 국민에게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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