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을 넘어, 이제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되찾아드리고 싶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돌아온 환자와 그들의 손을 잡았던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가 이끄는 광주광역시 응급의료지원단은 지난 2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제1회 광주광역시 응급의료지원단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기존의 딱딱한 의료진 중심 학술대회 형식을 과감히 탈피해 눈길을 끌었다. ‘심정지 생존자 만남의 날’이라는 부제 아래, 기적적으로 생존한 환자와 가족,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119 구급대원 및 의료진 200여 명이 참석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꾸며졌다.
특히 행사의 슬로건인 ‘심정지 후 생존, 그 너머’는 응급처치를 통한 생명 구조 단계를 지나, 생존자가 겪는 신체적·정서적 후유증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완전한 일상 회복을 돕자는 공동체의 의지를 담았다.
심포지엄에서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후 관리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응급의학과를 비롯해 순환기내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학제 전문가들이 참여해 생존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언을 이어갔다.
주요 발표로는 △심정지 후 생존, 그 너머(이병국 응급의학과 교수) △부정맥 의사가 들려주는 건강한 심장생활(이기홍 순환기내과 교수) △급성심근경색의 이차예방(임용환 순환기내과 교수) 등이 진행됐으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장기적인 추적 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환자와 의료진이 직접 소통하는 ‘우리들 이야기’ 세션이었다. 심정지 현장에서 환자를 살려낸 구급대원과 병원 의료진이 건강하게 회복한 환자의 손을 맞잡는 순간,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상영된 생존자와 가족들의 소감 영상은 많은 참석자의 심금을 울리며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광주광역시 응급의료지원단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환자 중심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병원 퇴원 후 발생하는 관리 공백을 메우고, 지역사회 응급의료 시스템이 환자의 사회 복귀 전 과정을 책임지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조용수 광주광역시 응급의료지원단장은 “심정지 환자에게 ‘생존’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구급대원부터 의료진, 환자와 가족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며 ‘그 너머’의 행복을 설계할 수 있는 최적의 응급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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