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11-30 오전 09:29:25

한국 간호계의 대원로 김복음 여사가 28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영안실 6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월 1일 치러지며 일산공원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남편 김석목(전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옹은 타계했으며 유족으로 1남 3녀가 있다.

고 김복음 여사는 1909년 강원도 고성에서 출생했다. 7세때 당시로는 큰 파격이라 할 수 있는 여자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해 서양학문을 배웠으며, 1930년 세브란스간호학교에 입학하면서 간호와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

1933년 유학길에 올라 일본 동경 성누가여자전문대 부설 공중위생연구과정을 밟으면서 공중보건간호에 대한 신지식을 접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해방후 보건후생부 간호사업국 보건간호과에서 일하며 우리나라 보건간호행정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1950년부터 30여년간 대한간호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간호사업과 협회조직 발전을 위해 헌신했으며 1956년 간협 제1부회장을 지냈다. 최근까지 간호협회 간호사업자문위원으로 줄곧 봉사해왔다. 세계 간호사의 영예인 나이팅게일 기장을 수상했다.

생전에 김복음 여사는 "간호협회 회관을 지은 일이 가장 즐겁고 기쁜 기억으로 남는다"면서 "간호사를 위한 일이라면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도 뛰어나오고 저녁을 굶을지언정 호주머니를 털어 정성을 보탠 회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한국의 간호역사와 궤를 같이 하며 열정과 헌신의 삶을 살다간 고인은 "내 인생은 간호와 종교 두 축으로 이뤄졌다"고 말할만큼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고인의 삶과 간호에 대한 큰 사랑이 담겨 있는 생전의 인터뷰 기사를 간협신보 홈페이지 '인터뷰'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규숙 기자 kschung@nursenews.co.kr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